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31일(현지시간) 95세의 나이로 선종했다고 교황청이 발표했습니다.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바티칸에서 별세하셨다고 슬픔 속에 알린다"라고 전했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직에서 자진 사임한 역대 두 번째 교황으로 '신의 로트와일러(독일 맹견)'로 불릴 정도로 교회의 전통적 가치 회복을 주장했을 정도였는데 그가 역설적으로 선종 때까지 교황의 자리를 유지하는 전통을 깬 것입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1927년 독일 바이에른주에 태어나 5살 때 뮌헨 대주교의 붉은 복장을 처음 본 뒤 가톡릭 성직을 동경하며 성장했습니다.
1977년 뮌헨 대주교가 됐고 1981년 신앙교리성 장관에 임명되며 독일에서 여덟 번째 교황으로 주목받았니다.
교황에 선출되기 전 이미 미국 타임지의 '세계 100대 영향력 있는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정통 교리의 수호자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요한 바오로 6세 이후 폐지되었던 교황의 의상을 다시 착용하는 교회의 전통을 살리는데 주력했습니다. 타협을 거부하는 보수적인 인물로 동성애, 이혼, 인간 복제 등에 반대했으며 종교 다원주의, 여성 사제 서품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보수적 시각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통 교리의 수호자'로 불릴 정도로 종교적 신념에서는 보수적이었으나 환경 보호와 신자유주의 비판 등 사회적 이슈에서는 진보적 입장을 취했습니다.
논란 스캔들
교황 재임 기간 8년 동안 논란과 스캔들로 얼룩진 베네딕토 16세는 이슬람이 본질적으로 폭력적이라는 발언으로 무슬림들의 반발을 산 적이 있습니다.
또한,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를 부인한 가톨릭 주교를 복권해 유대계와도 마찰을 빚었습니다.
에이즈 감염 예방을 위해 콘돔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보여 국제적인 실망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잇따른 논란 외에도 성직자들의 뇌물 비리, 사제들의 성 추문을 비롯한 스캔들이 끊임없고 교황 권위에 타격을 입게 되면서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가톨릭 역사상 약 600년 만의 일로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크나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한편,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사제 시절이던 1963년부터 2013년까지 총 60권 이상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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