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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 상림(Chunking Express) : 짙은 여운을 남기다

by 도라히몽 2022.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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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홍콩 영화에 빠지다

'중경 상림'도 홍콩 영화에 빠졌을 때 몰아 봤던 영화 중 하나지만, 몇 년 전 재개봉을 했을 당시 극장에서 또 보고 왔습니다.

유명한 '왕가위' 감독의 특유 영상미와 연출력으로 왕가위 스타일이라고 불릴 만큼 그만의 감각적이고 획기적인 작품들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했고, 이 때문에 홍콩 영화에 관한 일반적인 인식 전환에 성공을 주었다고 합니다.

영화의 시작은 네 사람의 사랑에 대하여 다루었고 두 가지 스토리로 나누어지는 독특한 방식입니다.

 

2. 두 개의 스토리

첫 번째 스토리에서의 '경찰 223(금성무)'는 5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에게 버림을 받고 그 슬픔을 조깅으로 달래다, 자신의 생일인 5월 1일까지만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파인애플 통조림을 좋아했던 전 여자친구 때문에 유통기한이 자신의 생일인 5월 1일이 적혀있는 파인애플 통조림만 찾아 모으며 그녀의 연락을 기다리지만 결국 돌아오지 않자 그 자리에서 통조림을 다 먹어치우고 거리를 활보하다 어느 술집에 들어가 술을 마시기로 합니다.  

이때 갑자기 결심한 것은 그 술집에 처음 들어오는 여자와 사랑하겠다고 이상한 다짐을 합니다. 생각을 마치자마자 들어온 인물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브로커(임청하)'였는데 그녀는 동료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하고 힘들게 돌아다니며 전전긍긍하다 그 술집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때 '경찰 223'이 갑자기 옆에 달라붙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이 둘은 이야기를 나누나 한 호텔에 들어가게 되는데 아무 일 없이 '경찰 223'이 먼저 나옵니다. 그리곤 다시 조깅을 하는데 그때 '브로커'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게 되고 그는 그 기억의 기간을 만년 후로 정해버립니다.

 

한편, 두 번째 스토리의 주인공 '양조위'는 승무원 여자친구와 사귀다가 비행 근무하러 간 여자친구가 돌아오지 않아 그녀를 기다리는 '경찰 663'의 연기를 하는데요, 주위에 무신경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사물들에게 인격을 부여하는 다소 독특한 인물로 나옵니다. 여자친구가 연락이 잘되지 않던 어느 날, 단골집에 승무원 여자친구가 편지를 남기고 떠납니다.

그것이 이별 편지인 것을 직감 한 '경찰 663'은 편지를 받는 것을 꺼려 하는데 이 편지에는 집 열쇠도 같이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경찰 663'을 짝사랑하고 있는 '왕페이(페이)'는 그 열쇠를 몰래 이용하여 '경찰 663'이 없을 때 집에 들어가 그의 전 여자친구의 흔적을 지워버립니다. '왕페이'는 몇 번의 간접적인 자기의 마음을 그에게 자주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왕페이'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경찰 663'은 그녀가 갑작스레 떠나기 직전 갑자기 만나자고 하지만 그녀는 결국 캘리포니아로 가게 됩니다.

 

3.두 스토리의 공통점

한 영화 안에 두 가지 스토리가 있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남자 주인공들이 모두 '경찰'이라는 설정과 두 이야기 모두 실연을 바탕으로 한 상실감과 외로움을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감독은 왜 굳이 경찰이라는 직업을 통해서 표현을 했을까요? 몇 번을 본 영화이지만 아직도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영화 속 배우들이 내뱉는 주옥같은 대사들은 이 영화가 유명해진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홍콩 영화 특유의 영상미, 분위기와 배경음악 등은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가 않고 오히려 홍콩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영화 덕분에 두 번이나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4. 더 기억에 남는 OST

두 번째 스토리 중 '페이'가 좋아하고 따라 부른 'Califonia dreaming'은 영화 '중경 상림'의 대표곡이 되었고 음악이 흘러나오는 장면은 이 영화를 대표하는 장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또한 '중경 상림'의 영어 제목이 'Chungking Express'는 찰나의 기억, 단기 기억이란 뜻인 'Chungking'과 영화 두 번째 스토리에서 '페이'가 일하는 샌드위치 가게 이름의 'Express'를 합쳐서 지었다고 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았지만 이런 제목을 만드는 섬세한 요소들 하나하나가 더 좋다고 느껴지게 하는 이유인 것 같았습니다.

화려하면서도 폐쇄적인 장면을 선사함과 인물들의 심정이 연결됨과, 어두운 화면과 밝은 화면의 조화가 잘 어우러지는 장면을 보며 감탄을 지어내게 한 '왕가위' 감독만의 느낌이 잘 드러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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