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연히 TV 채널 돌리다 본 '그래비티'
저는 우주 관련 영화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것은 영화든 책이든 그 어떤 작품들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우주입니다. 요즘 우주관에 대한 영화들이 많이 나와 있기도 하고, 또한 대세라고 할 만큼 많은 감독들이 우주에 관한 영화를 많이 찍습니다. SF 영화 중에서 우주와 관련 없는 영화를 찾는 것이 꽤나 힘들 정도로 많은 영화에 우주 배경이 나오는데요, 지금은 이렇게 우주 관련 영화들이 많지만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스케일이 큰, 흔히 말하는 블록버스터 우주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당시 '그래비티'의 등장으로 그 판도를 뒤집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비티'는 극장에서 본 건 아니지만 TV에서 방영하고 있을 당시 우연히 채널이 돌리다 보게 됐는데 그때부터 아주 홀리듯 빠져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에 영화에 대해 더 알아보니 '그래비티'가 개봉 후 화제작으로 떠올랐고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려 7관왕이나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는 것을 보고 매우 납득이 갔었습니다.
몽환적이고 아름답지만 어둡고 광활한 우주에서 방황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가장 극적으로 잘 그려낸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2. 삭막한 우주에서 살아남기
내용을 조금 얘기해 보자면, 지구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우주선의 허블 망원경 수리를 하기 위하여 우주로 임무 수행을 가게 된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과 '매트(조지 클루니)'가 갑작스레 우주 관제 센터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는데,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들이 중력에 의해서 '스톤 박사'가 있는 곳으로 위협할 것이라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들은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여 잔해들로부터 매서운 공격을 받는데 그 잔해로 인해 우주에 홀로 남게 된 스톤 박사는 우주에서 방황하게 되지만 매트가 침착하게 대처해서 스톤 박사를 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주 정거장으로 향하던 이 둘은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결국 생명줄과도 같은 몸을 묶은 끝을 매트가 스스로 끊어 버리고 희생을 감수합니다. 이때부터 외롭게 혼자 남아버린 '스톤 박사'는 우주 정거장에서 매트를 찾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찾아보지만 그때는 이미 늦어버린 때라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방법을 연구합니다.
그러던 중 위협을 가했던 파편들이 다시 날라오고 연료는 바닥이 나버려 스톤 박사가 결국 죽음을 택하려는 그 순간, 그녀의 무의식중에 있던 매트가 나타나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이렇게 해서 그녀는 극적으로 지구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 마지막 장면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3. 실제 같은 영상미와 더욱 빠져들게 만드는 배경음악
'그래비티'가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는 바로 흠잡을 데 하나 없는 영상미였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또 이전과 비슷한 진부한 우주 영화라고 느낄 수 있는 소재이지만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는 아주 뛰어난 그래픽과 그저 우주라는 공간을 그림 같아 보이지 않게 현대적인 기술로 영화의 퀄리티와 집중도를 높였습니다. 특히 단 한순간도 영상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그래픽도 한몫했지만 그에 더해진 웅장하지만 스산한 배경음악이 저를 현혹시켰습니다.
그리고 마치 보는 우리가 우주에 있는 듯 갑갑하고 칠흑같이 어두운 우주를 음향으로 잘 담아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보였습니다.
아이맥스 관람률이 높은 만큼 3D나 4D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인데 극장에서 보지 못하여 아쉬움이 큽니다.
단순하기 그지없는 소재를 영상과 음향이 잘 채워주고 우주 영화로 성공적인 사례라 감히 말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영상미도 뛰어나지만 확실히 저는 청각이 예민하여 배경음악이 다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한 스토리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전하고 싶어 하는 바가 그대로 보여서 보고 있으면 더 빠져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비티'를 보고 "영화를 보러 갔는데 우주 체험을 하고 온 기분이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은 영화에 대한 최고의 극찬이 아닐까 싶습니다.
4. 실제로 우주에 홀로 남겨지게 된다면?!
미지의 세계인 우주라는 공간은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해가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산소가 가득해 생각 없이 숨쉬기 좋은 지구와는 달리 우주는 산소도 없고 삭막함만이 존재하는 곳이죠. 만일 홀로 우주에 남겨지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비티'는 우주에 대한 경고와 공포를 심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우주는 무궁무진한 미지의 세계 같았고, 어떤 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을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곳이기만 했습니다. 만화에서 흔히 나오는 차원 이동처럼 다른 차원으로 이동은 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면서 막연히 생각한 것이 전부였는데 '그래비티'는 마치 동심파괴라도 하고 싶은 듯 우주를 아주 현실적이고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하여 두려움을 심어주기까지 했습니다. 마치 인간은 한없이 나약하고 무력한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듯 말입니다.
뛰어난 영상미와 스산한 배경음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우주는 그리 너그러운 곳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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